9.13 부동산 대책을 보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의견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부동산 관련업종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일련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러가지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정책은 작년에 발표했던 8.2 부동산대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정부시절의 주택 양도소득세 도입에 맞먹을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정책이라고 주변에서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이 주택 가격의 안정화와 가계대출 축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연착륙보다는 비상착륙에 가까운 경착륙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군데군데 엿보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주택가격의 폭등과 꺽이지 않고 오히려 심각해지는 가계대출 상황입니다. 흑백이 너무 확실한 대책이다 보니 시장참여자 역시 자신의 스탠스를 확실히 정할 수 

사람들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나 갈림길에 섰을 경우 대개는 결정을 유보하다가 어느 한방향으로 대세가 조금만 기울면 우루루 그 방향으로 결정을 합니다. 더군다나 갈림길의 한쪽길이 그들에게 가시밭길처럼 보여진다면 결정은 쉽습니다. 편한길로 가게 됩니다. 그방향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진입하게 되면 이 방향이 맞다고 스스로 세뇌하는 작업을 계속 하면서 나아갑니다. 

정책의 타겟들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발휘 역량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타겟들이 되돌아 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몽둥이로 패기로 정했습니다. 권력기관으로 하여금 각종 세무조사와 단속이 잇따르게 합니다. 뒤에서 쫒아가면서 몽둥이로 두들겨 패면서 추격합니다. 역시나 뒤쪽에 있던 힘없고 돈없는 조무래기들 (어찌보면 멋모르고 따라가던..) 몇몇은 얻어맞고 뻗습니다. 하지만 앞쪽에 있던 놈들은 더 빨리 달립니다. 정책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시간안에 전부 때려 잡아서 끌고오든지 스스로 되돌아 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쫒아가는 것은 힘들어지고 그들 세력이 더 단단히 뭉치게 되는 현상을 정부도 인정하게 됩니다.

이제 정부는 어렵게  또 다른 갈림길을 건설했습니다. 일명 9.13부동산 대책입니다. 돈을 많이 들여서 만든 갈림길입니다. 갈림길에 도착한 사람들은 잠깐동안 다시 결정을 유보합니다. 그들은 금방 이전의 갈림길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정도 빠릅니다. 이전의 갈림길에 비해 더 초라한 길이니 당근 그 길은 가지 않는 걸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도망오면서 나름 체력도 좀 깍였지만 건강한 동지들을 보니 힘이 납니다. 이제 조금만 버티면 살아남을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재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정부는 어떻게 해야 이들을 되돌아 오게 만들까요? 일단 국토부 장관의 금리인상 압박 발언을 보면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올리겠지만 분명 저들이 되돌아 올만큼의 금리인상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시장충격을 고려해야 하니까요. 



금리인상 카드는 양쪽 갈림길 모두에 불을 질러버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휘발유통을 짊어지고 도망가는 무리가 잘 타기는 하겠지만 불이라는 것은 타겟층만 가려서 붙지 않습니다. 금리와 닿아있는 모든 부문에 불이 붙습니다. 밭두렁 태우려다 온산을 태워 먹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불안합니다.

 제가 부동산업계에 있을때, 그러니까 2016년에 부동산 시장은 심리전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습니다. 매일 같이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했습니다. 그 갈림길은 누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든 갈림길이었습니다. 당시에 주택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라는 것을 시장참여자는 누구라도 알고 있었으며 매도자들은 매일 같이 매도 타이밍을 재고 있었습니다. 거품이 꺼질 것 같은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특히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이라는 단 7글자가 그 어떤 정책보다도 강력한 부동산 하락신호 였습니다.


그래서 2016년 연말경에는 웬만한 중개업소와 언론에서 발표한 부동산시장 예측 통계를 보면 대부분 비관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만들고 있다라고만 말하고 1년간 시장을 주시하기만 했다면 아무런 정책없이도 주택가격은 스스로 흘러내렸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정부의 머리 좋은 사람들이 저보다는 똑똑하겠지만 실제 체감하고 느끼고 예감하는 것은 저도 쪼~끔은 할 정도의 경력이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대책보다는 심리전입니다. 다른 경제지표도 심리지표가 매우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의 부동산 시장은 대중심리를 잘 읽어야 합니다. 대책보다는 자꾸만 사인을 보내는 것이 훨씬 유용합니다. 결정은 시장참여자에게 맡겨야 합니다. 부동산시장을 경제현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첫번째 과제입니다. 주택가격 하락을 정치적 목표로 여기는 관료가 있는 한 쉽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듭니다. 

일명 보수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국익과는 상관없습니다. 그들의 정치적 기반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함과 동시에 무너져내릴 수도 있기때문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진보는 부동산을 경제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경제현상은 돈과 이익이 되는 쪽으로 몰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주택가격폭등의 주범은 다주택자들이다 라는 어찌보면 무책임한 정치적 구호같은 헛소리 보다는 연예인 Y머시기가 이번에 강남집을 처분했다 라는 뉴스에 참여자들은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양도세중과 대책보다는 강남의 재개발조합장 횡령으로 조합원 손배소송 줄이어.. 라는 뉴스가 시장 참여자들을 더 멈칫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신호가 쌓이면 여론이 형성되고 대세의 흐름이 바뀝니다. 

계속 오르고 있는데 왜 팔았을까?
조합원은 얼마나 손해봤고 재개발은 계속 진행될 수 있을까?

저의 아주 짧은 경험으로 본다면 현재의 주택시장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을 불확실성의 안개로 가득 채워야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계산기가 등장하면 안됩니다. 활자화 된 대책은 시장참여자들에게는 다른 의미의 확실한 대책이 됩니다.

불확실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불확실한 사인을 제공하고 그들에게 선택하게 만든다면 알아서 조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위와 같은 쓰잘떼기없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포스팅 했습니다.ㅋㅋ [van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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